수업 시작 1분 — 반대편에서 보기
지금까지는 수도권 안에서 수도권을 보았다. 이번에는 자리를 옮긴다. 사람이 빠져나가는 쪽에서는 같은 현상이 어떻게 보일까.
오늘 답할 세 가지 질문
🅐 무엇으로 재나 — 인구 하나로 불균형을 잴 수 있을까
🅑 어떻게 그리나 — 그 차이를 한 장의 지도로 보이게 하려면
🅒 무엇을 하나 — 지금까지의 방안들은 무엇을 못 바꾸었나
'균형 발전'은 재고, 그리고, 고르는 일이다.
무엇으로 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수도권에 절반이 산다'는 말은 인구라는 잣대로 잰 결과다. 잣대를 바꾸면 그림이 달라진다. 더 벌어지는 잣대가 있고, 오히려 뒤집히는 잣대도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한 지역에서 한 해 동안 새로 만들어진 생산물의 값을 다 더한 것이다. 2024년 수도권은 1,352조 원, 전국의 52.8%로 인구 비중(50.7%)보다 높다. 사람보다 돈이 더 몰렸다.
가장 중한 환자를 맡는 상급종합병원은 2024~2026년 전국 47곳 중 14곳이 서울에 있다. 응급실까지 걸리는 시간도 같은 잣대다. 일반대학생 중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비율은 2014년 37.3%에서 2024년 42.5%로 올랐다. 일자리도 같다. 20대가 옮겨 가는 까닭이 대학과 첫 직장이다.
🔁 뒤집히는 잣대 — 사람 수로 나누어 보면
문화기반시설은 전국 3,337곳 중 1,231곳(36.9%)이 수도권에 있다. 그런데 인구 10만 명당으로 바꾸면 순서가 뒤집힌다. 전국 평균 6.5개인데 서울은 5.1개, 제주는 18.9개다. 수도권은 시설이 많은 대신 나누어 쓸 사람이 훨씬 많다. 그래서 무엇으로 나누어 잰 값인지를 늘 함께 말해야 한다.
⏳ 또 하나의 잣대 — 지방 소멸 위험 지역
지금 인구보다 앞으로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지를 재는 잣대도 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다.
이 잣대로 재면 2024년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30곳이 소멸위험지역이었다. 그런데 2025년에 새 분류 체계를 적용하자 62곳(27.1%)으로 줄었다. 지역이 살아난 것이 아니라 세는 방법이 바뀐 것이다.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2021년)은 또 별개이며 지원의 대상이 된다. 숫자가 여럿인 까닭은 재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카토그램을 만들어 본다
보통 지도는 넓은 땅을 크게 그린다. 그런데 말하려는 것은 땅이 아니라 사람과 돈이다. 그래서 값에 비례해 면적을 일그러뜨린 지도, 곧 카토그램을 쓴다.
🗺 왜 보통 지도로는 부족한가
보통 지도에서 수도권은 작은 얼룩이고 강원도 하나가 수도권 전체보다 넓다. 그 위에 '인구 절반'이라 적으면 눈과 글자가 싸운다. 카토그램은 값이 큰 곳을 크게 그려, 크기 자체가 설명이 된다. 대신 실제 모양과 거리는 망가진다.
📐 잣대를 골라 카토그램을 만들어라
※ 적은 내용은 저장되지 않는다. 고른 잣대가 갈렸다면 왜 갈렸는지부터 이야기해 보라.
지금까지 무엇을 해 왔나
완화 방안은 크게 세 갈래다. 기능을 옮기거나(이전), 돈을 보내거나(재정), 길을 잇는 것(연결)이다.
📦 여섯 가지 방안
① 혁신도시
수도권의 공공기관 153곳을 10개 혁신도시로 옮겼다. 2005년에 정해 2019년에 마무리했다.
②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에 중앙 부처를 옮겨 행정 기능을 나누었다. 도시는 커졌으나 수도권 비중은 멈추지 않았다.
③ 기업도시
민간 기업이 앞장서 만드는 도시다. 원주·충주·태안·영암해남 네 곳.
④ 지방소멸대응기금
2022년부터 10년간 해마다 1조 원. 기초 75%·광역 25%이며 기초 몫의 대부분이 인구감소지역 89곳으로 간다.
⑤ 지역인재 채용
옮겨 간 공공기관은 그 지역 학교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뽑아야 한다. 의무 30%, 2024년 실제 채용률 41.5%.
⑥ 광역교통망
고속철도·광역급행철도로 이동 시간을 줄인다. 멀어서 못 하던 일을 하게 하는 연결 방식.
⚖ 평가가 갈리는 지점 — 길을 이으면 지방이 사나
가장 오래 다툰 것이 ⑥ 광역교통망이다. 고속철도가 놓이면 지방이 산다는 쪽과, 오히려 사람과 돈을 큰 도시로 빨아올린다는 쪽이 맞선다. 뒤쪽이 빨대 효과다.
살린다는 쪽
지방에 연구소와 공장을 두기 쉬워지고, 기업이 오면 일자리가 생긴다. 조사에서 KTX 뒤 수도권으로 간 진료는 2.9%, 학원 1.1%, 쇼핑 0.4%에 그쳐 빨대 효과의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연구가 나왔다.
빨아간다는 쪽
길이 빨라지면 큰 병원도 큰 상권도 큰 도시 것을 쓰게 된다. 중소도시의 업무 기능과 구매력이 인근 대도시로 빨려 든다는 우려다.
빨대 효과가 크게 잡히지 않은 까닭으로는 KTX 이전에 이미 자동차와 인터넷 쇼핑이 퍼졌다는 점이 꼽힌다.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길을 잇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면 무엇을 함께 놓아야 하는가.
내가 제안하는 완화 방안
방안은 좋고 나쁨이 아니라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와 무엇을 대가로 치르는가로 갈린다.
완화 방안 카드 — 골라서 채운다
※ 적은 내용은 저장되지 않는다. 1순위가 갈렸다면 서로 다른 기준을 썼기 때문이다.
확인 — 오늘의 개념
📚 핵심 정리
- 불균형은 인구 하나로 재지 않는다. GRDP·일자리·병원·대학·문화시설이 모두 잣대다.
- 같은 자료도 총량이냐 1인당이냐에 따라 순서가 뒤집힌다.
- 지방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다. 세는 기준이 바뀌면 그 수도 달라진다.
- 카토그램은 값에 비례해 면적을 일그러뜨린 지도다.
- 완화 방안은 이전·재정·연결의 세 갈래다. 방안마다 돕는 사람과 치르는 대가가 다르므로, 우선순위는 근거로 정한다.